인버스를 보험처럼 들고 있으면, 보험료가 얼마쯤 나가나

“혹시 모르니까 인버스를 10%쯤 들고 가려고요.”

폭락을 한 번 겪은 분들이 자주 하는 말입니다. 논리는 이해가 갑니다. 보험 드는 심정이니까요.

그런데 보험은 보험료를 먼저 계산하고 드는 것입니다. 이 보험의 연간 보험료가 얼마인지 세어보겠습니다.

[30초 요약] 전체의 10%를 인버스로 상시 보유하면, 시장이 10% 오른 해에 연 2%포인트를 잃습니다(인버스 손실 1%p + 그 자리에 주식이 없어 놓친 상승 1%p). 그리고 이 상품은 오래 들고 있을수록 지수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원금이 깎이는 구조라 실제 비용은 그보다 큽니다. 반면 폭락이 왔을 때 받는 보호는 낙폭을 몇 %포인트 줄이는 정도입니다.

보험료부터 계산해봅시다

계산을 단순하게 두겠습니다. 전체 자산의 10%를 인버스에, 90%를 지수에 넣었습니다.

지수가 연 +10% 오른 해
  주식 90% × (+10%)  =  +9.0%p
  인버스 10% × (−10%) =  −1.0%p
  합계                =  +8.0%p   (인버스 없었으면 +10%p)

연 2%포인트를 낸 셈입니다. 이게 이 보험의 보험료입니다.

그리고 시장은 오르는 해가 더 많습니다. 오르는 해가 3년 연속이면 보험료만 6%포인트가 나갑니다. 보험금은 아직 한 번도 못 받았고요.

진짜 비용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위 계산에는 인버스 상품의 고유한 특성이 빠져 있습니다. 이 상품은 일간 수익률의 반대를 추종하도록 만들어져 있어서, 매일 기준을 새로 잡습니다.

그래서 지수가 올랐다 내렸다 하며 제자리로 돌아와도 인버스는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변동성이 클수록 더 깎입니다. 이 수학은 곱버스에 물렸다면 읽어야 할 계산에서 숫자로 풀어뒀습니다.

즉 횡보만 해도 돈이 새는 보험입니다. 사고가 안 나면 보험료만 내는 게 아니라, 안 낸 보험료도 조금씩 증발합니다.

그럼 보험금은 얼마인가요

폭락이 실제로 왔을 때를 봅시다.

지수가 연 −30% 빠진 해
  주식 90% × (−30%)  =  −27.0%p
  인버스 10% × (+30%) =   +3.0%p
  합계                =  −24.0%p   (인버스 없었으면 −30%p)

−30%가 −24%로 줄었습니다. 도움이 되긴 합니다. 그런데 이걸 받으려고 몇 년치 보험료를 냈는지 같이 봐야 공정합니다. 3년을 기다렸다면 6%포인트를 내고 6%포인트를 받은 셈입니다.

보험이 유용하려면 보험료가 싸거나 보험금이 커야 하는데, 이 조합은 둘 다 아닙니다.

그럼 뭘 하나요

같은 목적(폭락 방어)에 더 싼 수단이 있습니다.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 현금은 보험료가 0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이자가 붙습니다. 방어력은 인버스보다 약하지만 비용도 없습니다.

규칙으로 비중을 줄이는 것. 신호가 켜지면 주식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이건 상시 비용 대신 가끔 헛발질하는 비용을 냅니다. 29년 실측으로 그 비용을 세어본 결과는 손절 규칙의 보험 원장에 있습니다.

두 방식 다 완벽하지 않습니다. 다만 비용의 형태를 고를 수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인버스는 매일 조금씩 확정적으로 내는 형태이고, 규칙은 가끔 크게 내는 형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단기간만 들고 있으면 괜찮지 않나요? 그게 원래 용도에 가깝습니다. 며칠 단위의 헤지 도구지, 몇 년 들고 있으라고 만든 상품이 아닙니다. 문제는 “언제 뺄지”를 미리 정해두지 않는 경우입니다.

곱버스(2배)는 더 효율적이지 않나요? 방어력이 두 배면 보험료도 두 배입니다. 그리고 깎이는 속도는 두 배보다 빠릅니다.

연금계좌에서 헤지하고 싶은데요. 대부분의 연금계좌는 파생형 상품 편입에 제한이 있습니다. 애초에 담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들도 헤지하지 않나요? 합니다. 다만 옵션처럼 비용과 만기가 명시된 도구를 쓰고, 얼마를 지불하는지 계산한 뒤에 씁니다. 상시 인버스 보유는 그 계산이 빠진 형태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인버스 상품이 시간이 지날수록 깎이는 수학은 곱버스 복구 계산에, 규칙으로 방어할 때의 비용은 손절 규칙의 보험 원장에 정리했습니다.

보험을 들기 전에 보험료를 계산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인버스에서는 그 계산이 자주 생략됩니다.

※ 본 글의 숫자는 구조를 보여주기 위한 계산 예시이며 특정 상품의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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