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IRP·ISA 순서 — 어느 계좌부터 채워야 하나 (2026)

“연금저축 좋대요.” “IRP도 넣으세요.” “ISA는 필수죠.”

셋 다 맞는 말입니다. 문제는 월급이 무한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여유 자금이 월 50만 원이면 어디부터 채워야 할까요.

저는 이 순서를 잘못 잡아서 몇 년을 손해 봤습니다. 묶이면 안 되는 돈을 연금계좌에 넣었다가 중도에 깨고 세금을 토해낸 적도 있고요. 그 경험을 계산으로 정리했습니다.

[30초 요약] 기본 순서는 ① 연금저축 600만 → ② IRP 300만(합산 900만) → ③ ISA입니다. 연금계좌는 넣는 즉시 13.2~16.5%가 확정으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단, 3년 안에 쓸 돈이거나 낼 세금이 거의 없다면 순서가 뒤집힙니다 — 그때는 ISA가 먼저입니다.

세 계좌의 성격부터

연금저축 IRP ISA
혜택 세액공제 13.2~16.5% 세액공제 13.2~16.5% 수익 200만(서민형 400만) 비과세, 초과분 9.9%
한도 연 600만 연금저축과 합쳐 900만 연 4,000만 (총 2억)
묶이는 기간 만 55세까지 만 55세까지 3년
중도 인출 세제혜택 받은 부분은 불이익 법정 사유만 가능 원금까지는 자유
운용 제약 자유로운 편 위험자산 70% 상한 중개형이면 직접 매매

표를 풀면, 연금계좌는 혜택이 크고 묶임도 길고, ISA는 혜택이 작고 묶임도 짧다는 뜻입니다. 순서는 여기서 결정됩니다.

기본 순서가 연금계좌 먼저인 이유

연금계좌의 세액공제는 투자 성과와 무관하게 확정입니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라면 넣은 돈의 16.5%, 초과라면 13.2%가 이듬해 2월에 돌아옵니다.

넣은 금액 5,500만 이하 (16.5%) 5,500만 초과 (13.2%)
월 25만 (연 300만) 49만 5천 원 39만 6천 원
월 50만 (연 600만) 99만 원 79만 2천 원
월 75만 (연 900만) 148만 5천 원 118만 8천 원

반면 ISA의 절세액은 수익이 나야 생깁니다. 배당 300만 원을 받는 경우 일반 계좌 대비 36만 3천 원을 아끼는데(계산 과정), 수익이 없으면 절세액도 0원입니다.

같은 600만 원을 넣었을 때 한쪽은 99만 원이 확정이고, 다른 쪽은 수익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기본값은 연금계좌가 먼저입니다.

연금저축을 IRP보다 먼저 채우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담을 수 있는 상품이 더 자유롭고, IRP는 위험자산을 70%까지만 담을 수 있습니다. 순서를 자세히 뜯은 글은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편에 있습니다.

순서가 뒤집히는 세 가지 경우

첫째, 3년 안에 쓸 돈이라면 ISA가 먼저입니다. 결혼, 이사, 전세 보증금처럼 시점이 정해진 돈은 연금계좌에 넣으면 안 됩니다. 중도 해지하면 그동안 공제받은 금액과 수익에 16.5%의 기타소득세가 붙습니다. 돌려받은 걸 그대로 게워내는 셈입니다.

둘째, 낼 세금이 거의 없다면 연금계좌의 매력이 사라집니다. 세액공제는 이미 낸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라, 소득이 없거나 면세점 근처면 돌려받을 것 자체가 없습니다. 소득이 없는 배우자 명의로 넣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경우 ISA부터 채우는 게 맞습니다.

셋째, 배당·이자 수익이 큰 사람은 ISA를 함께 서둘러야 합니다. 금융소득이 연 2천만 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는데, ISA 안의 수익은 이 합산에서 빠집니다. 선에 가까운 분일수록 ISA의 가치가 세액공제보다 커질 수 있습니다.

무엇을 어디에 담을지도 순서의 일부입니다

계좌를 채우는 순서만큼 어떤 자산을 그 안에 넣느냐가 절세액을 가릅니다.

  • ISA에 담을 것: 원래 15.4%를 떼는 것들 — 배당주, 예금·채권 이자, 국내 상장 해외지수 ETF
  • ISA에 담아도 소용없는 것: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 ETF (매매차익이 원래 비과세)
  • 연금계좌에 담을 것: 오래 굴릴 장기 자산. 레버리지·인버스는 애초에 담기지 않습니다

어느 상품이 과세 대상인지는 ETF 세금 정리에 표로 정리해뒀습니다.

두 계좌는 3년 뒤에 이어집니다

ISA는 3년 만기가 되면 그 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길 수 있고, 옮긴 금액의 10%(최대 300만 원)만큼 그해 세액공제 한도가 늘어납니다. 900만 원 한도가 1,200만 원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이 사이클을 돌립니다. ISA에서 3년간 비과세로 굴리고 → 만기에 연금계좌로 옮겨 추가 공제를 받고 → 새 ISA를 다시 연다. 순서를 고민할 때 둘을 경쟁 관계로 보지 않아도 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월 50만 원이라면

제가 권하는 배분은 이렇습니다.

상황 배분
직장인, 3년 내 큰 지출 없음 연금저축 50만 (연 600만) 전액
직장인, 2~3년 뒤 목돈 필요 연금저축 25만 + ISA 25만
소득이 없거나 아주 적음 ISA 50만
연금저축 600만을 이미 채움 IRP 25만 + ISA 25만

중요한 건 금액이 아니라 묶어도 되는 돈과 아닌 돈을 먼저 나누는 것입니다. 저는 연금계좌 돈을 “없는 돈”으로 취급하고, 6개월 안에 쓸 가능성이 있는 돈은 절대 넣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세 개를 동시에 넣어도 되나요? 됩니다. 한도도 각각 따로입니다. 순서 이야기는 “돈이 한정적일 때 어디부터”의 문제입니다.

연금저축과 IRP 차이가 뭔가요? 세액공제는 같고, 연금저축이 운용이 더 자유롭습니다. IRP는 위험자산 70% 상한이 있고 관리 수수료가 붙는 경우가 있으니 개설 전에 면제 조건을 확인하세요.

ISA는 어떤 유형으로 만들어야 하나요? 직접 ETF·주식을 사고팔려면 중개형이어야 합니다. 신탁형·일임형은 직접 매매가 안 됩니다.

IRP 한도 300만 원만 넣어도 되나요? 됩니다. 합산 900만 원 안에서 어떻게 나누든 공제액은 같습니다. 연금저축 600 + IRP 300이 일반적인 조합입니다.

연금저축을 600만 원 넘게 넣으면 어떻게 되나요? 공제는 600만 원까지만 되지만, 초과 납입분도 계좌 안에서 과세이연 혜택을 받으며 굴러갑니다. 다음 해로 공제를 이월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각 계좌의 계산은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편과 ISA 절세 계산 편에 자세히 있습니다. 계좌 안에 무엇을 담을지는 ETF 세금 정리를 함께 보세요.

순서를 정하는 기준은 결국 하나입니다. 그 돈을 언제 쓸 것인가. 이것만 먼저 정하면 나머지는 계산이 알아서 알려줍니다.

※ 본 글은 2026년 기준 일반 정보이며 세법은 개정될 수 있습니다. 한도·공제율은 개인 소득 상황에 따라 다르니 정확한 금액은 국세청 연말정산 자료를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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