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공개 글은 많은데, 대부분 수익 자랑이거나 손실 고백입니다. 둘 다 남의 계좌 구경 이상의 쓸모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다르게 해보려 합니다. 금액은 공개하지 않고, 비율과 규칙만 공개합니다. “얼마 벌었다”가 아니라 “구조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기록하는 실험입니다.
금액을 가리는 건 개인정보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비율이 더 유용해서입니다. 1억의 62%든 1천만 원의 62%든, 구조의 교훈은 같으니까요.
[30초 요약] 2026년 8월 24일 기준 제 관리 포트폴리오는 주식성 80%대 초반 / 현금성 10%대 후반입니다. 7월 중순엔 주식 60%대·현금 30%대로 허용 밴드를 벗어나 있었는데, 지금은 밴드 안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위험자산 유효노출은 여전히 60%대 중반 — 목표의 절반도 안 됩니다. 한쪽은 정상인데 한쪽은 미달인 이 상태가 오늘의 주제입니다.
뭘 어떻게 재나요
여러 증권사와 거래소에 흩어진 계좌를 API로 매일 자동 집계합니다. 손으로 엑셀에 적는 방식은 3개월을 못 가더라고요(경험담입니다).
집계한 값을 목표 비중과 비교하고, 이탈이 허용 밴드를 넘으면 신호를 줍니다. 밴드 방식의 근거는 리밸런싱 밴드 20% 글에 정리했습니다.
8월 스냅샷 — 한 달 만에 한쪽만 제자리로
비율만 공개합니다. 7월 중순과 나란히 놓았습니다.
| 항목 | 7월 중순 | 8월 24일 | 목표 (방향) |
|---|---|---|---|
| 주식성 비중 | 60%대 초반 | 80%대 초반 | 90% 이상 |
| 현금성 비중 | 30%대 후반 | 10%대 후반 | 한 자릿수 |
| 밴드 이탈 여부 | 이탈 | 밴드 안 | — |
| 위험자산 유효노출 | 60%대 | 60%대 중반 | 100% 초과 |
| 암호화폐 비중 | 5% 미만 | 5% 미만 | 낮은 상한 유지 |
표를 풀면: 관리 계좌 안의 주식·현금 비율은 정상 범위로 돌아왔지만, 시장에 실제로 노출된 정도는 한 달 전과 거의 그대로라는 뜻입니다.
숫자를 일부러 뭉개서 적는 이유를 밝혀둡니다. 정확한 목표치와 판정 규칙 전체는 이 시리즈에서 공개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보여드리려는 건 레시피가 아니라 “규칙이 시장 국면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는가”라는 구조입니다.
같은 포트폴리오인데 왜 두 숫자가 다르게 움직이나요
두 숫자가 재는 대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걸 구분하지 못하면 “비중은 채웠는데 왜 시장이 올라도 계좌가 안 오르지?” 같은 착각을 하게 됩니다.
주식성 비중은 관리 계좌 안에서 주식과 현금이 어떻게 나뉘어 있는지입니다. 칸막이 안쪽의 비율이죠.
유효노출은 전체 자산이 시장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입니다. 3배 레버리지 ETF를 10% 들고 있으면 실제 시장 노출은 30%포인트로 셉니다. 상품의 무게가 아니라, 시장이 1% 움직일 때 내 계좌가 몇 % 움직이는지로 세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같은 상태가 나옵니다. 칸막이 안쪽 비율은 정상, 바깥으로 보는 실제 노출은 목표의 절반. 빨간불 구간이라 레버리지 슬리브가 방어 모드로 내려가 있고, 국내 쪽은 별도의 안전장치가 신규 진입을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밴드 이탈이 사라졌는데도 리밸런싱은 안 합니다
제 시스템에는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시장 신호등이 빨간불이면, 리밸런싱 밴드 판정을 정지한다.
7월엔 이 규칙이 실제로 작동했습니다. 밴드를 벗어나 “주식을 더 사라”는 신호가 떠 있었는데, 빨간불이라 집행하지 않았습니다. 8월엔 상황이 바뀌어 이탈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 지금은 정지시킬 신호도 없는 셈입니다.
시장은 여전히 빨간불입니다(신호등 리포트 참조). 두 지수 모두 52주 고점 대비 20% 넘게 빠져 있는 구간이라, 국내 신규 진입은 계속 잠겨 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시스템이 시키는 대로 그냥 두는 게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이만큼 빠졌으면 좀 사둘까” 하는 손가락을 매주 참는 중입니다.
다음 회 관전 포인트
이 실험의 재미는 신호등이 초록으로 바뀌는 순간부터입니다. 그때
– 남은 현금이 목표(한 자릿수)를 향해 어떤 속도로 이동하는지 – 유효노출이 목표를 향해 어떤 단계로 복원되는지
를 그대로 기록하겠습니다. 규칙이 실제로 작동하는 장면을 보여드리는 게 이 시리즈의 목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포트폴리오 금액은 왜 공개 안 하나요? 개인정보이기도 하고, 금액은 교훈을 왜곡합니다. “1억이니까 가능하지”라는 반응이 나오는 순간 구조의 교훈이 죽거든요. 비율과 규칙은 금액과 무관하게 이식 가능합니다.
주식 90% 이상 목표는 너무 공격적이지 않나요? 전 자산이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분리한 관리 포트폴리오”의 목표입니다. 비상금·생활비는 애초에 이 계산 밖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공격성이 가능한 건 빨간불에 멈추는 브레이크가 있어서입니다.
연금 계좌도 포함된 비율인가요? 아니요, 연금(연금저축·IRP)은 잠금 기간과 세제가 달라 별도 트랙으로 관리합니다. 연금 쪽 세액공제 활용은 연금 세액공제 글에 있습니다.
자동 집계는 어렵지 않나요? 증권사 API가 열려 있어서 생각보다 할 만합니다. 이 시리즈와 별개로 구축기를 준비 중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이 실험의 뼈대인 리밸런싱 밴드 20%의 근거를 먼저 읽으시길 권합니다. 유효노출 계산에 등장한 3배 ETF의 위험과 관리법은 레버리지 ETF 장기보유 실측에서 다뤘습니다. 한 달 뒤 기록은 2회차 스냅샷에 있습니다.
다음 회 이 자리에서 — 비율이 규칙대로 움직였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 이 글은 2026년 8월 21일 최초 발행 후 8월 24일 기준으로 갱신했습니다. 특정 상품·비중의 권유가 아니며, 제 규칙이 여러분의 상황에 맞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