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시장 신호등 #1 — 지금 코스피는 빨간불입니다 (2026년 8월 4주)

“지금 들어가도 되나요?”

주식 이야기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인데, 저는 예측으로 답하지 않습니다. 대신 신호등을 봅니다. 미리 정해둔 기준 몇 개가 초록인지 빨강인지 — 그게 전부입니다.

이 시리즈는 그 신호등을 같은 포맷으로 기록하는 공개 실험입니다. 1호인 오늘은 신호등 읽는 법부터 함께 설명할게요.

[30초 요약] 2026년 8월 24일 종가 기준, 제 신호등은 빨간불(신규 매수 중단)입니다. 근거는 코스피가 52주 고점 대비 −26.5%, 코스닥이 −33.7%로 둘 다 ‘고점 −20%’ 선 아래에 있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건 분배일은 오히려 줄었고 반등 신호(FTD)도 이미 떴다는 점입니다 — 그런데도 빨간불인 이유를 아래에서 설명합니다.

신호등은 뭘 보고 판정하나요

판정은 가격 추세가 합니다. 조건은 두 개고, 하나만 걸려도 빨간불입니다.

① 종가가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인가. 200일선은 “장기 추세가 살아 있나”를 보는 가장 흔한 선입니다. 그 아래로 내려간 시장에서 신규 매수를 하는 건 흐름을 거스르는 일이라고 봅니다.

② 52주 고점에서 20% 넘게 빠졌는가. 흔히 ‘베어마켓’이라 부르는 그 −20%입니다. 200일선 위여도 고점에서 크게 빠졌다면 이미 뭔가 부러진 시장이라고 보는 겁니다.

여기에 보조 지표 두 개를 함께 세지만, 판정을 뒤집지는 못합니다.

분배일 카운트는 지수가 의미 있게 하락하면서 거래량이 전날보다 늘어난 날 — 큰손이 물량을 던진 흔적입니다. 초록불 구간에서 “얼마나 조심할까”를 정하는 데 씁니다. 세는 방법은 분배일 글에 있습니다.

FTD(팔로우스루데이)는 저점 후 반등 4~10일차에 대량 거래를 동반한 큰 상승이 나오는 바닥 도장입니다(FTD 해설). 예전엔 이 신호를 빨간불 탈출 조건으로 썼는데, 8월에 뺐습니다. 그 이유가 이번 회차에서 가장 할 얘기가 많은 대목입니다.

왜 규칙을 바꿨나 — 자물쇠와 열쇠가 다른 제품이었다

기존 설계는 이랬습니다. 들어갈 땐 200일선으로 잠그고, 나올 땐 FTD로 푼다.

실측해보니 이 조합이 문제였습니다. 코스피에서 FTD는 1년에 한 번 뜰까 말까 한 신호였고, 빨간불에 들어간 뒤 다음 FTD가 뜰 때까지 중앙값으로 178거래일(8개월 반)이 걸렸습니다.

브레이크는 밟기 쉬운데 푸는 방법이 반년 넘게 걸리는 구조였던 거죠. 애초에 FTD는 짧은 조정에서 빠져나오는 신호지, 200일선과 짝을 이루라고 만들어진 게 아니었습니다. 자물쇠와 열쇠가 서로 다른 제품이었습니다.

그래서 탈출 조건을 “200일선을 일정 폭 이상 회복할 때”로 바꿨습니다(정확한 폭은 시스템 규칙의 일부라 공개하지 않습니다). 바꾸기 전에 수익만 보지 않고 낙폭 대비 수익(칼마 비율)로 한국·미국 양쪽에서 재검증했고, 기존 규칙보다 나아지는 걸 확인한 뒤에 교체했습니다.

이번 주 판정 — 빨간불

2026년 8월 24일 종가 기준 스냅샷입니다.

지표 KOSPI KOSDAQ
종가 6,696.96 813.33
52주 고점 대비 −26.5% −33.7%
200일선 대비 +12.7% (위) −18.1% (아래)
분배일 (활성) 2개 1개
FTD 12일 전 (+3.76%) 13일 전 (+5.88%)
판정 빨간불 빨간불

표를 풀면: 코스피는 200일선 위인데도 빨간불입니다. 고점에서 26% 넘게 빠진 게 조건 ②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코스닥은 200일선 아래에 −33.7%까지 겹쳐 두 조건 모두 걸렸습니다.

신호가 엇갈릴 때 — 지금이 딱 그 예입니다

보조 지표만 보면 분위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분배일은 위험선(5개)의 절반도 안 되게 줄었고, 반등도 이미 시작돼 FTD까지 떴습니다.

그런데 가격은 아직 고점에서 26% 아래입니다. 천장 신호와 바닥 신호가 서로 다른 말을 할 때 무엇을 믿을지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그때그때의 기분이 정합니다. 제 규칙은 “가격이 먼저”입니다.

이게 손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시장이 그대로 올라가면 저는 반등의 앞부분을 통째로 놓칩니다. 그 대신 8월 초에도, 7월에도 “이 정도 빠졌으면…” 하는 손가락을 눌러줄 근거가 있었습니다.

빨간불이면 뭘 하나요

아무것도 안 합니다. 그게 포지션입니다.

신규 매수를 멈추고, 보유분은 각자의 손절 규칙에 맡기고, 현금이 쌓이는 걸 그냥 둡니다. 지루하고, 솔직히 매수 버튼이 근질근질합니다.

그 근질거림을 데이터로 눌러주는 게 이 신호등의 존재 이유입니다. 하락 국면에서 신규 매수를 쉬는 것만으로 성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이동평균 30년 백테스트에서 실측으로 확인했습니다.

다음에 뭘 보면 되나요

관전 포인트는 두 개입니다.

– 코스피가 고점 −20% 선을 되찾는가 — 지금 위치에서 대략 9% 더 올라야 닿습니다. – 코스닥이 200일선을 회복하는가 — 이쪽은 20% 넘게 남아 훨씬 먼 길입니다.

두 지수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지 않다는 것 자체가 지금 시장의 상태를 말해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신호등이 빨간불이면 주식을 다 팔아야 하나요? 아니요. 이 신호등은 “신규 매수”의 문지기입니다. 보유분 매도는 별도의 규칙(손절선·추세 이탈)이 담당하고, 둘을 섞으면 휩쏘에 시달립니다.

200일선 위인데 빨간불이라니 이상하지 않나요? 고점에서 20% 넘게 빠진 시장은 200일선 위라도 이미 크게 다친 상태로 봅니다. 두 조건 중 하나만 걸려도 빨간불로 두는 건, 놓치는 비용보다 잘못 들어가는 비용이 크다고 봐서입니다.

규칙을 그때그때 바꿔도 되나요? 이게 가장 위험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바꾸기 전에 무엇을 확인하면 채택할지 먼저 적어두고, 기준을 통과할 때만 바꿉니다. 결과를 보고 기준을 고치면 그건 검증이 아니라 사후 짜맞추기니까요.

분배일이나 FTD는 어디서 확인하나요? 지수 등락률과 거래량만 있으면 직접 셀 수 있습니다(증권사 HTS·포털 차트면 충분). 이 시리즈에서 대신 세어드리는 게 그 수고를 덜어드리는 목적이기도 합니다.

이 신호로 매매하면 돈을 버나요? 이 신호등은 수익 창출 도구가 아니라 위험 관리 도구입니다. 그리고 한국 시장에서 완벽히 검증된 규칙이 아니라, 미국에서 만들어진 규칙을 보수적으로 빌려 쓰는 것임을 분명히 해둡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신호등의 두 기둥을 먼저 읽으시면 다음 호부터 편합니다 — 천장 신호인 분배일 세는 법, 바닥 신호인 팔로우스루데이 해설. 이 신호등이 제 자산 비중을 실제로 어떻게 묶어두고 있는지는 자산배분 공개 실험에 기록했습니다.

예측은 틀리지만 신호등은 틀려도 작게 틀립니다 — 다음 회에 같은 자리에서 다시 세어보겠습니다.

※ 이 글은 2026년 8월 19일 최초 발행 후 8월 24일 종가 기준으로 갱신했습니다(규칙 개정 반영). 데이터는 작성 시점 기준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판단과 책임은 각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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