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갈아타기, 금리차만 보면 손해 보는 이유

금리 비교 화면을 보다가 지금 내 대출보다 0.4%포인트 낮은 상품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갈아타면 이득일까요. 대부분의 글이 여기서 “네, 갈아타세요”로 끝나는데, 실제로는 손해가 나는 구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갈아타기는 공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30초 요약] 갈아타기의 이득은 금리차가 아니라 회수 기간으로 판단합니다. 계산은 간단합니다. `(중도상환수수료 + 부대비용) ÷ 연간 이자 절감액`으로 몇 년 만에 본전인지 구하고, 남은 상환 기간이 그보다 길면 이득입니다. 실행한 지 3년이 지났다면 중도상환수수료가 사라져 계산이 훨씬 유리해집니다.

갈아탈 때 실제로 나가는 돈

금리차만 보면 안 되는 이유는 나가는 돈이 여러 갈래이기 때문입니다.

  • 중도상환수수료 — 기존 대출을 미리 갚는 대가. 보통 남은 기간에 비례해 줄어듭니다
  • 인지세 — 대출 약정 시 발생하며 통상 은행과 절반씩 부담합니다
  • 근저당 설정·말소 비용 — 담보 대출을 옮기면 등기 작업이 따라옵니다
  • 감정평가 수수료 — 담보 재평가가 필요한 경우

수수료율은 2025년부터 실비 기준으로 낮아졌습니다. 예전 1%대에서 0.5% 안팎으로 내려온 곳이 많지만, 상품과 은행마다 다르므로 본인 대출약정서의 숫자를 확인해야 합니다.

숫자로 한 번 굴려보겠습니다

가정을 두고 계산해 보겠습니다. 실제 조건은 각자 다르니 방법만 가져가시면 됩니다.

  • 남은 대출 잔액 2억 원
  • 현재 금리 4.3% → 갈아탈 상품 3.9% (0.4%포인트 차이)
  • 대출 실행 후 1년 6개월 경과 (수수료 면제까지 1년 6개월 남음)
  • 중도상환수수료율 0.5%, 3년에 걸쳐 줄어드는 방식

연간 이자 절감액부터 구합니다.

2억 원 × 0.4% = 연 80만 원

중도상환수수료는 남은 기간에 비례합니다.

2억 원 × 0.5% × (남은 18개월 ÷ 36개월) = 50만 원

여기에 인지세·등기 비용으로 20만 원이 들었다고 하면, 총 비용은 70만 원입니다.

70만 원 ÷ 80만 원 = 약 0.88년 (10~11개월)

약 11개월이면 본전입니다. 남은 상환 기간이 11개월보다 훨씬 길다면 갈아타는 게 유리합니다.

금리차가 작으면 계산이 뒤집힙니다

같은 조건에서 금리차만 0.1%포인트로 바꿔보겠습니다.

연간 절감액: 2억 원 × 0.1% = 20만 원
총 비용 70만 원 ÷ 20만 원 = 3.5년

3년 반을 유지해야 본전입니다. 그 사이에 집을 팔거나 또 갈아탈 생각이 있다면 손해로 끝납니다. 0.1%포인트 차이에 움직이는 건 대체로 남는 게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3년이 지났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 실행일로부터 3년이 지나면 대개 면제됩니다. 위 계산에서 50만 원이 통째로 사라지죠.

남은 비용 20만 원 ÷ 연 80만 원 = 0.25년 (3개월)

3개월이면 본전입니다. 그래서 “3년이 지났는데 한 번도 금리를 비교해본 적 없다”면, 그게 가장 손해 보고 있는 상태입니다. 저는 이 3년을 캘린더에 걸어두고 매년 한 번씩 확인합니다.

계산에 안 잡히는 것들

숫자 밖에서 결과를 뒤집는 요소가 셋 있습니다.

첫째, 변동금리라면 절감액이 고정이 아닙니다. 기준금리가 움직이면 0.4%포인트라는 전제 자체가 바뀝니다.

둘째,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옮기는 건 손익분기 계산만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이건 비용 문제가 아니라 위험을 어느 쪽으로 옮기느냐의 문제입니다. 판단 기준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중 뭘 골라야 할까에 정리했습니다.

셋째, 한도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규제나 담보 가치 변화로 신규 대출 한도가 기존보다 작으면 차액을 현금으로 메워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갈아타기만 하면 무조건 신용점수가 떨어지나요? 조회 자체로 크게 떨어지진 않지만, 여러 곳에 동시에 신청하면 좋을 게 없습니다. 후보를 좁혀서 진행하는 편이 낫습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왜 남은 기간에 비례하나요? 은행이 조기 상환으로 입는 손실과 실비를 반영하는 구조라,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0이 됩니다.

계산이 애매하게 나오면 어떻게 하나요? 회수 기간이 남은 상환 기간의 절반을 넘어가면 저는 하지 않습니다. 그 정도면 조건이 조금만 어긋나도 손해로 뒤집히거든요.

함께 읽으면 좋은 글

금리 유형 자체를 고르는 문제는 변동금리 vs 고정금리에서, 집을 갖고 있으면 매년 두 번 오는 고정비는 9월 재산세 정리에서 다뤘습니다.

갈아타기는 “금리가 낮은가”가 아니라 “언제 본전이 되는가”의 문제입니다.

※ 본 글의 숫자는 계산 방법을 보여주기 위한 예시이며 실제 조건은 상품·은행별로 다릅니다. 대출 약정서와 금융기관 안내가 우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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