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0.25%가 전략을 죽이나 — 27년치를 비용만 바꿔 돌려봤습니다

“수수료 그거 얼마 안 하잖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편도 0.25%면 만 원 살 때 25원인데, 이게 성과를 얼마나 갉아먹겠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규칙대로 사고파는 방식은 1년에 몇 번씩 이 25원을 반복해서 냅니다. 그 반복이 27년 쌓이면 어떻게 되는지, 다른 조건은 전부 고정하고 비용축만 바꿔 다시 돌려봤습니다.

[30초 요약] 1년에 6번 정도 사고파는 규칙 하나를 27.4년치로 돌렸습니다. 편도 비용을 0에서 0.25%로 올리자 연 수익률이 1.7%포인트 깎였고, 0.5%로 올리자 3.4%포인트 깎였습니다. 반대로 수수료 우대를 받아 0.09%로 낮추면 연 1.1%포인트를 되찾습니다. 우대 신청 한 번이 그만큼의 값을 합니다.

편도 0.25%가 무슨 뜻인가요

거래비용은 보통 bp(베이시스포인트)로 말합니다. 1bp가 0.01%이니 25bp는 0.25%입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게 편도라는 말입니다. 살 때 한 번, 팔 때 한 번 냅니다. 그래서 한 번 사고파는 왕복이면 0.5%가 나갑니다.

이제 곱셈 하나만 하면 감이 옵니다.

연 6회 매매 × 편도 0.25% × 2(왕복) = 연 3%

수익률에서 매년 3%가 마찰로 사라진다는 뜻이 됩니다. 물론 매번 전액을 갈아타는 게 아니라 실제 값은 이보다 작지만, “얼마 안 한다”는 감각이 틀렸다는 건 이 곱셈만으로도 드러납니다.

비용만 바꿔 27년을 다시 돌렸습니다

규칙은 손대지 않고 비용만 0 → 9bp → 25bp → 50bp로 바꿔가며 같은 기간(1999년 3월~2026년 7월)을 재생했습니다. 매매 횟수는 네 경우 모두 165회로 동일합니다.

편도 비용 연 수익률(CAGR) 최대 낙폭 칼마
0bp (마찰 없음) 13.7% −82.8% 0.17
9bp (우대) 13.1% −83.8% 0.16
25bp (기본) 12.0% −85.5% 0.14
50bp (스트레스) 10.3% −87.8% 0.12

표를 풀면, 거래 규칙이 똑같아도 수수료 하나로 연 3.4%포인트가 갈린다는 뜻입니다. 27년을 복리로 굴리면 이 차이는 결과를 완전히 다른 그림으로 만듭니다.

가장 실용적인 숫자는 이 줄입니다

기본 25bp에서 우대 9bp로 내려가는 구간을 보세요. 연 12.0% → 13.1%, 즉 1.1%포인트입니다.

이건 시장을 더 잘 맞혀서 얻는 수익이 아닙니다. 전화 한 통이나 비대면 신청 한 번으로 얻는 수익입니다. 리스크를 더 지지도 않았고, 공부를 더 하지도 않았는데 매년 1.1%포인트가 붙습니다.

저는 이 표를 보고 그 주에 바로 우대 신청을 했습니다. 투자에서 이렇게 확실한 수익률 개선은 흔치 않거든요.

그럼 비용이 전략을 죽이나요

이 실험에서는 죽이지 않았습니다. 50bp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그냥 사서 들고 있는 것보다는 나았습니다. 다만 방향이 분명합니다 — 비용은 성과를 확실히 갉아먹고, 매매가 잦을수록 더 갉아먹습니다.

여기서 진짜 교훈은 따로 있습니다. 백테스트에서 좋아 보이는 규칙일수록 매매가 잦은 경우가 많은데, 비용을 넣지 않은 백테스트는 그 잦음의 대가를 숨깁니다. 이 함정은 백테스트가 거짓말이 되는 이유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이 숫자를 읽을 때 주의할 점

세 가지를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표에 넣은 비용은 공표된 수수료 체계 기준입니다. 다만 나중에 증권사 거래내역에서 실제 체결분을 뽑아 대조해봤더니 편도 25.1bp — 표의 ‘기본 25bp’와 사실상 같았습니다. 원화결제 환전 마크업도 18건을 같은 날 시장 환율과 맞대보니 평균적으로 거의 0이었고요. 흔히 “숨은 환전 비용”이라고 하는 항목이, 적어도 제 거래에서는 위탁수수료 말고 따로 없었다는 뜻입니다.

대신 세금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는 여기에 양도세와 배당세가 더 붙습니다. 마지막으로 단일 경로 27년이며, 특정 상품이나 전략의 성능을 주장하는 글이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국내 주식도 같은 계산인가요? 구조는 같지만 항목이 다릅니다. 국내는 매도 시 증권거래세가 별도로 붙어서, 매매가 잦을수록 부담이 더 빨리 커집니다.

수수료 우대는 어떻게 받나요? 대부분 증권사가 비대면 계좌 개설이나 이벤트로 우대율을 제공합니다. 기존 계좌도 신청하면 조정되는 경우가 있으니 지금 적용 중인 요율부터 확인해 보세요.

예수금 이자도 비용에 포함되나요? 비용이 아니라 놓친 수익 쪽입니다. 현금을 오래 들고 있는 전략이라면 이쪽이 더 클 수도 있는데, 증권사 예수금 이자 비교에 정리해뒀습니다.

매매를 줄이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게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다만 규칙을 느슨하게 바꾸면 성과 자체가 달라지므로, 비용을 줄이려다 규칙을 망가뜨리지 않는 선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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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배 레버리지 상품을 오래 들고 있을 때의 비용은 레버리지 ETF 장기보유 실측에, 단순 규칙의 장기 성적은 이동평균 30년 백테스트에 있습니다.

수수료는 실력과 무관하게 매년 확정적으로 나가는 유일한 항목입니다.

※ 본 글은 과거 데이터에 대한 기록이며 미래 성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특정 상품·전략의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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